[헐카롱] [헐크마카롱]
겨울 휴가 때, 생각보다 널 만나게 되지 못해 서운하던 차에,
일요일, 휴가 마지막 날이니 나 가고 싶은 바닷가에 가자고 하는 말에 흔쾌히 그러자고 해 준다.
추위도 많이 타면서, 겨울 바다 많이 추울 거라고 얘기도 해 줬는데도
따뜻하게 입으면 괜찮다고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는 마음이 이쁘다 ^^
그렇게 한시간 남짓을 달려 도착한 곳..."을왕리 해수욕장".
다행히 날씨는 춥지 않았다.
막 도착했을 때는 저 멀리까지 물이 빠지고난 후였다...
점점 물이 차오르고 있기는 하지만, 아직은 멀다.
넓게 펼쳐진 뻘 위로 서 있는 갈매기 한마리.
물이 빠지고 난 후에 보이는 뻘도 신기하고,
갈매기가 너무 통통하다고 귀엽다고 한다.
통통이 ^^
뻘의 무늬 따라 같이 걷기도 하고,
무늬가 무너진 길에선 널 업어주기도 하고...
한참을 너를 안고 서서 바라보는 바다...들려오는 파도 소리.
그 고요함에 잠이 온다고 하는 헐크...귀여워 ^^
아침을 먹지 않고 나와서인지 금방 출출해졌다...라고 생각했더니, 벌써 점심 때가 다 되었다.
칼국수에 해물파전이 맛있어 보인 집이 있다며 헐크로 변하기 전에 데리고 간 곳.
"우리밀손칼국수"집.
식당 앞 나무 아래 작은 공터에 주차를 하고, 바로 들어갔다.
너무 배고파서 입구 사진은 안...못 찍었다;;
문을 열고 들어가니, 딱 우리 둘이 앉아서 먹으라고, 먹기 좋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.
앉자마자 해물파전에 칼국수를 시키고, 한참을(체감상) 기다려 나온 칼국수와 해물파전.
역시 먹는 것 사진만 잔뜩 찍었다;;;
내가 사진 실력이 부족해서 헐크가 내 폰으로 대신 찍어줬다.
해물 파전이 너무 먹음직스럽게 나와서 내가 집에서 만들어주겠다고 한 게 갑자기 기억난다.
호떡 만들다 여러 장 실패했던 기억도 함께 스쳐간다;;
잠시 후에 다 먹고, 식당 앞 작은 시골 길 따라 함께 손잡고 산책...
"우리 고향에 외가집 뒤에 있는 산 같다. 그 산에서 여우 소리도 들렸었다. 여우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알아? 여~우~~~~;;;;"
"우리 집에서 아궁이로 나무장작 태우는 것 같다. 우리 집은 아궁이도 있다. 시골이라 그런 게 아니라 인테리어다. 뜨뜻하고 좋다. 아궁이에 불 떼면, 방엔 블랙홀이 생겨서 못 빠져 나온다."
물론 그 때 나눴던 얘기에서 좀 더 과장했지만, 대략 이런 내용을, 도란도란 나누면서 손잡은 채로 느린 걸음으로 산책...
그리고 가기 전에 다시 바다 한번 더 보고 가자는 나의 말에 또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.
내가 하고 싶다고 하면 항상 그러자고 하는 이쁜 내사랑 ^^
다시 찾은 바닷가..물이 완전히 차올라 있었다.
이 광경에 또 신기해 하는 너...^^
바닷길 따라 손잡고 함께 거닐다가...파도가 여기까지 닿을까?
파도 손길이 닿을 곳에 서 있어 보자며, 가만히 서 있다가 신발도 젖고...
나 혼자 피했다고 핀잔도;;; 너 안데려가 주고 혼자 피해서 미안 ㅠ;;;
또 한참을 너를 안고 서서 바다를 바라보다가.
저 옆에 안개 끼어 있는 곳이 너무 멀어 꿈 속에서만 보이는 곳 같다고...
바로 출발.
"왕산(리)해변".
옅은 안개 속에, 함께 꿈결 속을 거닐다가 또 한참을 너를 안고 서서 바라보는 바다...
따스한 햇살을 마주보고, 하염없이 부서져 눈이 되어 흩날리는 파도 손길 소리를 들으며
또 잠이 온다는 너...ㅋ
바다
마카롱
옅은 안개 속에
젖어 있는 눈길 따라
우리 함께 걸어온 발자국들
하얗게 부서져
눈이 되어 흩날린다.
아무리 잘 살아보아도
결론은 항상 부질없음이더라.
그래, 우리
더 늦기 전에 불태우자.
해지는 노을을 보고 올까 생각했다가,
너무 늦으면 힘들 널 생각해 이만 돌아선다.
돌아오는 길, 어제 듣던 노래가 너무 우울하다는 내 말에,
이것저것 신나는 노래를 찾으려고 하는 너...
항상 고마운 우리 헐크...^^
사랑해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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